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으레 큰곰자리, 오리온자리 같은 이름들을 떠올리게 되죠. 저도 어릴 때 별자리 책을 보면서 제우스나 헤라클레스의 이야기를 외우곤 했으니까요.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스인들만 하늘을 본 건 아닐 텐데, 다른 민족은 별을 보며 어떤 상상을 했을까?' 특히 거친 바다를 항해했던 용맹한 바이킹들은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하늘에 새겼을까요? 오늘은 바로 그 이야기, 바이킹의 하늘에 대한 첫 번째 사가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신의 마차, 북두칠성 🌌
우리에게 '국자 모양 별자리'로 가장 친숙한 북두칠성. 북유럽 사람들은 이 별자리를 보며 두 가지 상상을 했다고 해요. 하나는 바로 신들의 아버지, '오딘의 마차(Óðins vagn)'였어요. 지혜를 얻기 위해 한쪽 눈을 희생하고, 세상을 떠돌며 지식을 모았던 오딘의 여정이 저 하늘의 마차에 담겨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낭만적이지 않나요?
하지만 동시에 이 마차는 조금 다른 이름으로도 불렸습니다. 바로 '헬의 마차(Hel's Wagon)'인데요, 로키의 딸이자 죽은 자들의 세계를 다스리는 여신의 마차라는 뜻이죠. 아마도 계절에 따라 하늘 높이 떴다가 지평선 아래로 사라지는 모습이 삶과 죽음의 순환을 떠올리게 했던 것 같아요. 같은 별자리를 보고도 최고의 신을 떠올리기도 하고, 죽음의 여신을 떠올리기도 했다니, 참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북유럽 신화에서 오딘(Odin)은 아홉 세계를 다스리는 최고의 신으로, 지혜와 전쟁, 마법의 신입니다. 반면 헬(Hel)은 거인족 출신 장난의 신 '로키'의 딸로, 질병이나 늙어서 죽은 자들이 가는 지하 세계 '헬헤임'을 다스리는 여신이랍니다.
세계수를 오가는 전령, 카시오페이아자리 🐿️
W자 모양이 인상적인 카시오페이아자리는 허영심 많은 왕비의 이야기로 유명하죠. 하지만 바이킹의 눈에는 이 모습이 다르게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바로 세상의 중심을 받치는 거대한 물푸레나무 '이그드라실(Yggdrasil)'을 부지런히 오르내리는 다람쥐 '라타토스크(Ratatoskr)'처럼 말이에요.
라타토스크는 단순히 귀여운 다람쥐가 아니에요. 이그드라실 꼭대기에 있는 거대한 수리 '흐레스벨그'와 뿌리를 갉아먹는 용 '니드호그' 사이를 오가며 서로를 헐뜯는 말을 전하는, 뭐랄까, 우주적인 이간질쟁이(?) 같은 역할이었죠. 밤하늘에서 W와 M 모양을 반복하며 움직이는 듯한 카시오페이아자리의 모습이 이 정신없는 전령 다람쥐의 모습과 정말 잘 어울리지 않나요?
항목 | 그리스 로마 신화 | 북유럽 신화 (해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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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 | 허영심 많은 왕비 카시오페이아 | 세계수의 다람쥐 라타토스크 |
모양 | 의자에 앉아있는 여왕의 모습 | 나무를 오르내리는 모습 (W/M) |
이야기 |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다 벌을 받음 | 세상의 끝과 끝을 오가며 소식을 전함 |
이야기를 마치며 📝
어떠셨나요? 우리가 알던 별자리에 북유럽 신화라는 새로운 옷을 입혀보니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 것 같지 않나요? 하늘은 하나지만, 그 하늘을 올려다보는 사람들의 문화와 상상력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이야기가 쓰일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매력적인 것 같아요.
다음 '북쪽의 사가' 2편에서는 조금 더 과감한 상상력을 발휘해 보려고 합니다. 만약 북유럽의 신들이 황도 12궁의 주인공이었다면 어땠을까요? '만약 오딘이 사자자리였다면?' 편도 많이 기대해주세요!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물어봐주세요~ 😊
자주 묻는 질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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