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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외선으로 우주를 읽다 (SPHEREx, 전천 탐사, 분광) SPHEREx: NASA의 전천 적외선 망원경SPHEREx(Spectro-Photometer for the History of the Universe, Epoch of Reionization, and Ices Explorer)는 NASA가 개발한 전천 적외선 분광 망원경입니다. 스피어엑스라는 이름은 우주의 역사, 재이온화 시대, 얼음의 분포까지 관측 목표를 아우르는 미션의 핵심을 담고 있습니다. 이 망원경은 기존의 관측 장비들과 달리 전체 하늘을 빠르게 스캔하며, 0.75~5마이크론 대역의 적외선 파장을 측정합니다. 가장 큰 특징은 전천 탐사(All-sky Survey)입니다. 대부분의 망원경이 특정 영역을 집중적으로 관측하는 반면, 스피어엑스는 약 6개월마다 우주 전체를 한 번씩 스캔하여 총 4회 반복.. 2025. 6. 30.
베라 루빈의 32억 화소 기술 (망원경, 관측, 데이터) 2024년, 천문학계는 새로운 관측의 장을 여는 획기적인 기술을 맞이했습니다. 바로 32억 화소의 카메라를 탑재한 베라 루빈 천문대가 첫 빛(First Light)을 성공적으로 관측하며 공식 가동에 들어간 것입니다. 이 기술은 지금까지의 우주 관측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며, 망원경의 성능, 이미지 관측 능력, 데이터 수집량 면에서 새로운 표준을 제시합니다. 본 글에서는 베라 루빈 천문대에 적용된 32억 화소의 핵심 기술과 그것이 천문학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심층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망원경: 루빈 천문대의 관측 장비베라 루빈 천문대는 칠레 세로 파촌(Cerro Pachón) 산 정상에 자리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LSST(Large Synoptic Survey Telescope)라는 .. 2025. 6. 30.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이 발견한 블랙홀의 그림자와 일반상대성이론 지구 크기의 눈,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HT)인류가 블랙홀의 모습을 직접 포착할 수 있었던 것은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HT, Event Horizon Telescope)'이라는 혁신적인 관측 기술 덕분입니다. EHT는 단일 망원경이 아니라,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 스페인, 하와이, 남극 등 전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전파망원경들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한 거대한 가상 망원경입니다. 이는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I)'라는 기술을 통해 구현되는데, 각 망원경은 관측 목표로부터 날아오는 희미한 전파를 원자시계의 초정밀 시각 정보와 함께 기록합니다. 이렇게 수집된 페타바이트(PB) 규모의 방대한 데이터는 물리적으로 한 곳에 모여 슈퍼컴퓨터 '상관기(Correlator)'를 통해 조합됩니다. 이 과정을.. 2025. 6. 29.
인공 별자리 GPS의 물리 법칙과 천문학 하늘의 별자리를 대체한 인공 별자리인류는 수천 년간 밤하늘의 별을 보며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길을 찾았습니다. 북극성, 카시오페이아자리, 오리온자리 등은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뱃사람들에게는 의심할 여지없는하늘의 내비게이션'이었습니다. 이는 천체의 위치와 움직임이 지구의 자전과 공전이라는 천문학적 원리에 따라 규칙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현대의 위성항법시스템, 즉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는 이러한 고전 천문항해술의 원리를 최첨단 기술로 계승하고 발전시킨 결정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GPS는 지구 상공 약 2만 킬로미터 궤도에 떠 있는 30여 개의 인공위성을 '인공 별자리'로 사용합니다. 이 인공 별들은 밤낮이나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항상 정확한 시간 정보와 자신.. 2025. 6. 29.
독일 천문시계의 역사와 현대 재해석: 지구, 태양, 시간 지구: 세계의 중심에서 사유의 중심으로중세와 르네상스 시대 독일의 대성당에 설치된 천문시계(Astronomische Uhr)는 당대 과학과 신학, 예술이 집약된 경이로운 기계 장치였습니다. 로스토크(Rostock)나 뤼베크(Lübeck)의 성 마리엔 교회에 현존하는 천문시계의 다이얼을 보면, 그 중심에는 예외 없이 지구가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는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 즉 지구가 우주의 부동의 중심이며 태양과 달, 별들이 그 주위를 돈다는 세계관을 기계적으로 구현한 것입니다. 당시 사람들에게 이 시계는 단순한 시간 측정기를 넘어, 신이 창조한 질서 정연한 우주 모델 그 자체였습니다. 지구를 중심으로 회전하는 천체들의 움직임은 인간 중심의 신학적 세계관을 가시적으로 증명하는 장치이자, 모든 것이 지구와 .. 2025. 6. 29.
‘스즈메의 문단속’ 속 웜홀 은유와 중력 이론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은 자연재해와 상실, 성장을 다룬 감성적인 이야기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 이면에는 물리학적 상상력 또한 촘촘히 짜여 있습니다. 특히 극 중에 등장하는 '문'과 이 문을 통해 연결된 세계는 물리학에서 이야기하는 ‘웜홀(Wormhole)’과 중력에 의한 시공간 왜곡을 연상케 합니다. 본문에서는 이 애니메이션 속 상징과 장치들을 천문학과 일반 상대성이론의 시각에서 해석하여, 감성과 과학이 만나는 지점을 찾아보고자 합니다.문과 이세계,웜홀의 은유인가?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에서 주인공 스즈메는 일본 전역의 폐허에 나타나는 신비한 '문'을 닫기 위해 여정을 떠납니다. 이 문은 단순히 다른 장소로 통하는 입구가 아니라, 재난을 일으키는 거대한 존재가 넘어오는 이세계 토코요.. 2025. 6. 29.
선글라스로 보는 우주 과학 (빛의 편광, 관측 활용, 과학 교육)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선글라스, 그중에서도 편광 렌즈가 장착된 제품은 단순한 눈 보호를 넘어, 과학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원리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특히 천문학과 광학 교육 분야에서는 '빛의 편광'이라는 개념을 이해하는 데 선글라스가 중요한 도구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선글라스를 통해 알아보는 편광의 원리, 별빛 관측에서의 활용, 그리고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이를 활용할 수 있는지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빛의 편광: 선글라스가 보여주는 과학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빛은 단순히 세상을 밝히는 것을 넘어, 눈에 보이지 않는 복잡하고 심오한 물리적 성질을 품고 있습니다. 태양이나 전등에서 나오는 일반적인 빛은 모든 방향으로 무질서하게 진동하는 전자기파의 집합체입니다. 하지만 이 빛이.. 2025. 6. 29.
인류가 관측한 최초의 성간 천체 오우무아무아 (특징, 인공물설, 과학계) 2017년, 인류는 역사상 처음으로 태양계를 스쳐 지나가는 성간 천체 '오우무아무아'를 관측했습니다. 평범한 천체와는 다른 이 물체는 그 모양과 궤도, 가속 방식 등에서 기존 천문학의 예측을 뛰어넘는 현상을 보였고, 이로 인해 '외계 문명의 기술적 산물'일 가능성도 일부 과학자들 사이에서 제기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오우무아무아의 관측 결과와 특징, 인공물설의 배경, 그리고 과학계의 다양한 해석을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오우무아무아의 주요 특징2017년 10월, 하와이에 위치한 판-스타스(Pan-STARRS) 망원경은 태양계를 스쳐 지나가는 정체불명의 천체를 포착했습니다. 이는 인류가 최초로 확인한 성간 천체(Interstellar Object)로, 태양계의 중력에 얽매이지 않고 우주 공간을.. 2025. 6. 29.
입문자를 위한 우주과학: 중성자별, 펄서, 그리고 핵물리 기초 우주는 경이롭고 신비로운 현상들로 가득합니다. 그중에서도 중성자별과 펄서는 우주의 극한 환경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천체이며,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핵물리 기초에 대한 지식이 필수적입니다. 이 세 가지 주제를 통해 우주의 놀라운 물리 법칙을 함께 탐험해 봅시다.중성자별중성자별은 태양보다 훨씬 무거운 별들이 생을 마감할 때 겪는 초신성 폭발 이후 남겨지는 극도로 밀도가 높은 잔해입니다. 태양 질량의 약 8배 이상 되는 별이 수명을 다하면 중력 붕괴를 시작하고, 핵융합을 통해 더 이상 에너지를 생성할 수 없게 됩니다. 이때 엄청난 양의 물질이 중심부로 빠르게 수축하면서 중성자별이 탄생합니다. 그 밀도는 상상을 초월하는데, 티스푼 하나의 질량이 수억 톤에 달할 정도입니다. 이는 지구상의 모든 물질이 한 지점에.. 2025. 6. 28.